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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뿐 아니라 ‘약물’ 사용한 임신중지도 합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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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샘 댓글 0건 조회 3,880회 작성일 20-11-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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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따른 모자보건법 개정안 국무회의서 의결[경향신문]
앞으로 임신중절 수술뿐 아니라 ‘미프진’같이 자연유산을 유도하는 약물로 임신중지를 하는 것이 합법화된다.

17일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국회는 올해 말까지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 개정안은 수술뿐 아니라 약물을 사용한 임신중지도 허용하도록 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임신중지 방법으로 수술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먹는 낙태약’으로 알려진 미프진(미페프리스톤)의 처방과 유통이 불가능했다. 앞으로는 의사 처방을 통해 합법적으로 사용이 가능해진다. 또 개정안은 보건소에 임신·출산에 대한 종합상담기관을 설치하도록 했다.

임신중지와 관련된 세부 절차도 담겼다. 먼저 의사는 시술 전 임신중지를 하려는 여성에게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본인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와 상담확인서를 제출해야만 임신중지가 가능하다. 16~19세 미만은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보건소 등에 설치될 상담기관의 ‘상담 사실 확인서’만으로도 임신중지가 가능하지만, 만 16세 미만은 법정대리인의 학대 등으로 동의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공적 자료와 상담확인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다만 여성계는 이 같은 조항이 미성년자의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모두를위한낙태죄공동행동(모낙폐) 등은 “사실상 동의를 의무화하는 조항”이라며 “미성년자의 임신중지 시기를 지연시키고 이들의 권리를 제약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응급상황이 아닐 경우 의사가 개인의 신념에 따라 임신중지 시술을 거부할 수 있는 조항도 개정안에 담겼다.

이 역시 여성계가 임신중지 접근성을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해온 조항이다. 임신중지를 거부한 의사는 여성에게 임신의 유지·종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상담기관을 안내해야 한다.

임신 주수와 사유 등 합법적 임신중지의 허용 범위는 형법으로 규정하게 돼 모자보건법에서는 삭제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월7일 임신 14주까지는 본인 의사만으로도 허용하고 15~24주에는 사회·경제적 사유 등에 따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다만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낙태죄 관련 법안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은주 정의당 의원,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법안이 소관위원회에 접수돼 있다. 권 의원과 이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반면 조 의원의 개정안에는 임신 10주까지만 임신중지를 허용하도록 돼 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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