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아빠 죽인 아들.."우린 맞고 살았다" 엄마는 법정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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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샘 댓글 0건 조회 4,171회 작성일 20-04-07 10:39본문
폭력 아빠 죽인 아들.."우린 맞고 살았다" 엄마는 법정통곡
노샘 조언 : 여러분들은 19년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정, 데이트폭력을 얼마나 보았나요? 대부분 본적이 없을 것입니다. 이는 소수의 사건들임을 잊어선 안 됩니다. 경찰면접에서 묻는 점은 신고시 대처상황 및 순서와 이런 문제를 예방할 방안에 대해 답을 하면 좋은 점수를 받게 됩니다. 모든 답을 공개하지 못한 점 이해부탁 드립니다.
아버지 가슴·옆구리 등 수차례 폭행해
아들 "잘못 인정, 그 동안 학대당했다"
어머니·여동생 나와 아들에 선처 요구
"빨래 방망이로 머리 맞아 피 흘리기도"
법원, 이례적 감형에 집행유예 선고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자신은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패륜적인 범죄이며 죄질이 중하지만 남성이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점과 사건 직후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애쓴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 않고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전날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31)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존속상해치사죄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최소기준인데, 재판부는 형을 한 차례 감경한 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 과정에는 9명의 국민배심원단이 함께했고, 배심원단 중 6명이 집행유예를 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폭행을 가해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에서 범행 자체가 패륜적이고, 죄질이 중하며 반인륜적이라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씨의 아버지가) 폭언·폭행을 일삼았고, 이후 이씨가 홀로 아버지를 돌본 점, 범행 후 119에 신고하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응급조치 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10일 함께 술을 마시던 아버지의 가슴과 옆구리 등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버지를 때린 사실을 숨기고 소방당국에 신고한 이씨는 시신에 폭행 당한 흔적이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기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혀 같은 달 12일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긴급체포됐다.
이날 재판 과정에서 이씨 측 변호인단은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사망한 아버지가 이씨와 여동생, 어머니에게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을 행사했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이씨의 어머니인 김모(54)씨는 증언을 하다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남편이 저에게 폭행을 가하고 하는 것을 다 봐왔다"며 "(제가 참고 살아) 저 때문에 아들이 대신 벌을 받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잘못한 것 맞지만, 사실을 다 떠나서 아들이 저렇게 된 데 대해 남편이 너무 밉다"고 말했다 .
김씨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여러 차례 학대를 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딸이 '오빠가 아버지에게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다'고 해 택시를 타고 집에 가니 아들이 무릎을 꿇은 채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애 아빠는 술에 취한 채 빨랫방망이로 아이 머리를 계속 쥐어박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아들이 성장해 아버지보다 체격이 좋아진 이후에도 아버지가 폭력을 가하면 그대로 맞고 있었다"면서 "아빠가 (폭력을 휘두르는 등) 그래도 말대꾸하거나 대든 적이 없고, 속 한번 썩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이씨는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한 번도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다"면서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았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씨의 여동생 이모(29)씨도 증언석에 앉아 "이씨는 착하고 대인관계가 좋았으며, 무엇보다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어머니와 저를 지키려고 애썼다"고 주장하며 재판장에 선처를 요구했다. 이씨는 "오빠가 집에서 이러고 있지 말고 나가서 살라고 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이 '폭행당하는 게 보기 안 좋아 그런 것이냐'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여동생인 이씨도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여러 차례 폭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중학교 때 늦게 들어갔는데 아버지가 쇠자를 가지고 오라고 해 가져다드리니 갑자기 종아리를 대라고 했다"며 "피멍이 들 때까지 맞았다"고 말했다.
재판관의 '피고인이 엄한 처벌 받기를 원하냐'는 질문에 이씨는 눈물을 터뜨렸다. 이씨는 "벌을 주시면 받아야 한다"면서도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후진술에서 "애틋한 사정과 가정폭력을 당한 사정은 이해되지만, 대부분 2010년 이전에 있던 일이었다"면서 "이씨는 아버지의 복강이 전부 파열될 정도로 여러차례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검찰의 구형 이후 최후진술에서 "아버지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돌아가시게 한 점에 대해 매일 후회하며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씨가 최후진술을 하는 동안 이씨의 어머니 김씨가 우는 소리가 재판장을 채웠다.
이후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의 결과를 전달 받고 최종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심원의 다수 의견을 고려하고 여러 정황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해 선처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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